
유튜브 재생목록을 정리하다가 OST 폴더에서 발견하였다.
몇년 전 엘지아트센터가 역삼에 있던 시절 본 연극 파운틴 헤드의 홍보 영상은 아래와 같다.
이 때 후기를 네이버 블로그에도 안써놔서, 회상 겸 작품 정리 글을 쓴다.
연출은 이보 반 호브
파운틴 헤드 정보
파운틴헤드(The Fountainhead)는 "수원(水原)", "근원(根原)"이라는 뜻으로, 때로는 "마천루"로 번역되기도 한다.
<파운틴헤드>는 구 소련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에인 랜드(Ayn Rand)가 쓴 동명의 밀리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무려 700페이지에 이르는 원작 소설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린 이보 반 호프는 작품이 얘기하는 창작이 지닌 본질과 진정성, 개인의 자유의지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뿐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에 매료돼 이를 연극화하기로 결심했다. 오로지 소명의식을 따라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해가는 천재 건축가 하워드 로크의 폭풍 같은 삶을 그린 이 작품은, 그와는 대조적으로 상업적인 성공과 사회적인 평판에만 매달리는 건축가 피터 키팅, 과거의 건축물들을 무비판적으로 베끼며 넘치는 명성을 쌓은 가이 프랑콘 그리고 이타주의의 가면을 쓰고 대중의 의견을 조종하는 지식인 엘스워스 투히 등 인상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이들에게 둘러싸여 고독하고 모험적인 투쟁을 이어가는 하워드 로크는 유일하게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와 이상을 같이하는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인 도미니크 프랑콘과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눈다. (출처 PlayDB)


이보 반 호브의 연극 <파운틴헤드>는 매우 독특한 시노그래피(Scenography)를 보여준다.
백색 실험실 같은 무대: 공연의 무대는 거대한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백색 공간으로 구성되어, 인물과 사상, 철학적 대립이 실험적으로 펼쳐지는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계단과 테이블 등 최소한의 장치만을 사용해 공간을 추상화하고, 인물의 내적 갈등과 주제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미니멀리즘과 미디어 활용 : 이보 반 호브는 불필요한 장치를 배제하고, 미니멀한 소품과 조명,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장면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극의 메시지와 인물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공간의 상징성 : 무대는 건축가 하워드 로크의 내면과 창작의 본질, 그리고 사회와의 대립을 시각적으로 상징하는 공간으로 설계되어, 무대 위의 요소들은 인물의 철학적 태도와 가치관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되며, 관객이 극의 주제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연출과 시노그래피의 통합 : 이보 반 호브는 연출과 시노그래피를 분리하지 않고, 공연의 모든 시각적 요소(무대, 조명, 영상, 소품 등)를 통합적으로 설계하여 극적 환경을 창조합니다. 이것은 시노그래피의 본질에 부합하는 작업 방식라 할 수 있으며 무대미술을 넘어 공연 전체의 시각적 극작을 실현한다.
요약하면, <파운틴헤드>의 시노그래피는 미니멀한 무대와 상징적 공간, 미디어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인물의 내면과 극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보 반 호브는 시노그래피를 통해 극의 주제와 인물의 갈등을 공간적으로 구체화하며, 관객에게 깊은 몰입과 사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연출을 하였다.
시노그래피와 무대미술의 차이점
시노그래피는 무대장치, 조명, 소리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하여 극적 환경을 창조하는 시각적 극작법으로,
공연 텍스트와 등가적 관계를 맺으며 독자적 의미를 구성하는 표현 방식이다. 단순한 무대 장식을 넘어 공연 전체의 시각적 극작을 담당하며, 드라마투르기와 유사한 작업으로 이해하면 된다.
무대미술은 주로 무대 위의 세트 디자인과 장식에 초점을 맞추며, 공연의 시각적 배경이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무대미술은 시노그래피보다 좁은 개념으로, 무대 디자인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음
시노그래피는 무대미술을 포함하는 더 넓고 통합적인 개념으로, 공간과 장면을 시각적으로 극적으로 구성하는 총체적 작업이며, 무대미술은 그 중에서 시각적 배경과 장치에 집중하는 부분에 해당한다.
🏛️ 연극 『파운틴헤드』 핵심 Q&A 정리
원작은 아인 랜드(Ayn Rand)의 동명 소설로, 연극은 그 복잡하고 철학적인 세계를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이기주의, 창조성, 타협 없는 인간.
이걸 연극으로 본다는 건, 일종의 정면 충돌이다.
Q1. 이 연극, 도대체 무슨 내용이야?
A. 주인공 하워드 로크는 재능 넘치는 젊은 건축가.
하지만 그는 자기 철학과 미학을 절대 타협하지 않는 인물이다.
주류 사회가 원하는 고전 양식도, 인기영합도 거부하고
자기만의 건축을 짓기 위해 모든 걸 버려가며 싸운다.
그 반대편에 피터 키팅이라는 건축가가 있다.
성공을 위해 타협하고, 잘난 척하며, 권력에 붙는 인물이다.
로크는 끝까지 자기만의 건축을 지키고,
결국 자기 건물이 왜곡되자 직접 폭파하고 재판에 선다.
Q2. 하워드 로크는 왜 건물을 폭파해?
A. 간단히 말하면: 자기 철학을 더럽히기 싫기 때문이다.
그는 “창작은 창작자의 권리”라는 철학을 갖고 있는데
남이 자기 설계를 무단 수정해서 지어버렸으니,
그건 예술의 모독, 자기 존재의 파괴로 본 것이다.
→ 그는 법정에서 이렇게 말한다.
“창조자 없는 집은 없다. 나는 창조자다. 내 권리를 침범하지 마라.”
그는 예술가, 창조자, 고독한 개인의 상징
Q3. 피터 키팅은 뭐가 문제였어? 그냥 노력한 사람 아냐?
A. 피터는 사회가 원하는 ‘성공한 인간’이지만,
본인의 생각이 없어. 늘 남의 기준에 맞추고, 눈치 보고, 권력에 줄 선다.
결국 그는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붕괴 된다.
→ 로크에게 “내 인생을 다시 설계해줘”라고 말할 정도..
그는 ‘비창조적 인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Q4. 이 작품, ‘이기주의’를 미화하는 거 아냐?
A. 표면적으로 보면 그래 보일 수 있는데,
근데 여기서 말하는 ‘이기주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기적 = 나쁜 것으로 표현하지 않음
→ 타인의 인정을 구하지 않고, 자기 철학과 창조를 지키는 고독한 힘.
‘진짜 자아’를 배신하지 않는 것.
아인 랜드는 이걸 “객관주의(Objectivism)”라고 부르며,
타협 없는 개인주의를 철학으로 보여준다.
Q5. 도미니크 프랑콩, 로크를 사랑한다면서 왜 자꾸 방해해?
A. 도미니크는 로크를 사랑하지만,
세상이 그를 파괴할 걸 뻔히 아니까, 차라리 자기가 먼저 무너뜨리려는 역설적 사랑이랄까?
→ 세상은 위대한 것을 부수고, 타협시키고, 왜곡하니까
차라리 자기가 먼저 망가뜨려서 “덜 아프게 하려는 방어적 사랑”
※ 아주 비극적이고, 철학적인 사랑이다.
Q6. 연극 『파운틴헤드』는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A.
“진짜 창조는 타협하지 않는다.”
창조란 고독한 것이다.
대중은 늘 기성품을 원하지만, 창조자는 거기에 맞추지 않는다
세상이 뭐라 해도 스스로의 철학을 지키는 인간이 위대하다
→ 이건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자기 직업을 갖고 싸우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사실 책을 중고로 사놓고 다 못본채 연극을 보러갔었고, 오랜 시간 지나서 생각이나서
시련에서 정리한 글 형식처럼 봤던 내용 회상하며 대화형식으로 재구성 해보았다.
관련 기사 보기
[취재파일] 연극 '파운틴헤드', 저만 불편한가요?
해외 공연계에서 각광받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발 앞서 국내에 소개하곤 해온 LG아트센터가 이번엔 이보 반 호브의 연출작 ‘파운틴헤드’를 무대에 올렸습니다.
news.sbs.co.kr
공연의 모든 것 - 플레이DB
www.playd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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