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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는/생각한다

100년 전 사람들의 자살 사유는 무엇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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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신문기사 아카이브 열어 검색하다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검색을 했다. 

1920년대 한국은 일제강점기(1910-1945)에 속하며 많은 이들이 생활고(당시 표현 생활난)로 자살한 것으로 신문 보도가 되었으나, 현시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아주 사소한 것 같아 보이는 이유들로 자살한 사람도 많아서 스크랩을 해보았다. 

 

 

백 년 전 사람들 생활고 비관자살이 많았다. 

청년자살
동아일보 1925.05.09 

철도선을 비고 죽어
원인은 생활난
강서군 잉차면 팔리 삼팔삼번지에 이승찬(31)은 생활난으로 참다못하여 무연탄운반하는 철도선을 비고 죽었슴을 본 그의 가족일동은 방금형언 할 수 없는 비애에 잠기여잇다고 (태평)

(해석/요약)

31세 청년이 생활난으로 철도선에 목을 베고 죽어 가족들은 형언할 수 없는 비애에 잠기어 있다. 


 

비관자살한 일인 부산토성정에서

동아일보 1924.11.11

지난륙일오후 세시반경에 부산부토성뎡에 잇는 엇던 비인집에서 엇던자가 목을 매여 죽은 것을 그 근처 사람이 발견하고 즉시 토성뎡 팔추소에 통지하여 경관이 현장에 가서 원인을 조사한 결과 죽은 자는 애지현히다군 대천촌에 원적을 두고 중도정이뎡목에 현주하던 대야의 병위이라는 일본인인대 죽은 원인은 불명하나 근처 사람의게 듯건대 전기대야는 전기주소에서 남의겻방을 비러사오인 가족을 다리고 근근히 사라오다가 요사이에는 식구는 점점만코 먹을것은 업서 더욱 곤란을 밧는 중 신병까지나서 여러가지 비관으로 죽은듯하다더라 (부산)

(해석/요약)

일본인 중도정이정목에 현주하던 대야의 병위가 곁방살이하며 가족 데리고 근근히 살다, 신병까지 와서 생활고로 인한 자살을 하였다. 


사흘굼고 자살

동아일보 1923.09.17 

가련한 절은 녀자 생활난의 지은 비극
지난십사일 새벽네시경에 인천부송현리 칠십팔번디 리용섭의 둘재아들 서렬의 처 변씨는 자긔집 뒤 문고리에 목을 매여 무참히 죽었는대 그 원인을듯건대 그집의 일곱명 식구는 매일 지게버리로 근근히 련명하야 지나가는터인바 일전에 몃칠동안오는 비에 버리가 업서 사흘동안을 온 식구가 먹을것이업서 절식을 하얏섯다한다 그리하야 그녀자는 그만 세상을 비관하고 자살한것이라더라 (인천)

(해석/요약)

인천 이용섭 둘째 아들은 매일 지게벌이로 근근히 먹고 살았는데, 비가 와서 며칠간 일을 하지 못하였고, 사흘간 일곱식구가 굶어 절식을 하게 되어 이에 처가 생활고로 인한 비관 자살을 하였다.  

 

그 외에도 실직 비관 자살 등의 기사를 보았음 

 

부부싸움 등 가족과의 불화


늣잠잔다고 말듯고 아편먹어 (자살미수) 

동아일보 1923. 09.16

시내 중학동 일백십이번디 안재호의 안해 김성녀는 사주를 보는 녀자인대 사일하오 열덥시경에 아편을 먹고 자살을 하랴하얏스나 분량이 적어서 고민중인것을 즉시 그남편이 발견하고 응급수당을 베프러 생명은 구하얏는대 자살을 하게 된 원인은 남편에게 아츰잠을 잔다고 야단을 만나서 마츰내 부부간에 싸흠이 잇섯는대 인하야 비관을 이르킨 것이라더라 

(해석/요약)

남편에게 아침 늦잠을 잔다고 야단 맞아 부부간 싸움 후 부인이 아편을 먹고 자살시도를 했으나 분량이 적었고, 이에 남편이 발견하여 응급 처치를 하여 생명은 구하였다.

 

그 외에도 첩만 아끼는 남편에게 실의하여 자살하는 여성도 많았음.

자살의 원인은 다양 

술 먹다가 싸오고

조선일보 1925.05.07

경찰에서 원인을 됴사하는 중
시외 고양군 한지면 상왕십리 이백칠십삼번디에 살며 시내 남대문장에서 푸성귀 장사를 하는 홍정표(23)는 사일밤 열한시반경부터 상왕십리 *내외주뎜 김창현의 집에서 술을 먹든중 역시 그집 건너방에 와서 술을 먹든한지 면서긔 김재규와 뎐종인 등 두사람과 말다툼이 생기어 한참 싸와호다가 오일 새벽 세시반경에 집에 도라오는 즉시 목을 매어 자살하고 마렷다는바 그는 가산도유여한터로 아모자살할 원인이 엄슴을 보면 면서긔 두명과 싸혼것이 원인인듯함으로 방금 그 집안은 물론 경찰에서도 원인을 엄중히 됴사중이라더라. 

(해석/요약)

23세의 장사꾼 홍씨는 내외주점 김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면서기(면장) 김씨, 전씨와 말다툼을 하였고 이에 귀가하여 목 매어 자살을 하였다. 가산도 유복한 편인 홍씨의 자살 원인을 경찰이 조사 중이다. 

* 내외주뎜 :
여기서 말하는 주점이란 내외술집인데, 이곳은 접대부가 없이 술을 순배로 파는 집으로 이는 선술집인 목로술집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런 술집을 가리킨다.  곳이 내외술집이라 이름 붙게 된 것은 술집 주인 여자가 외간 남자와 바로 얼굴을 대하지 않고 내외를 하며 파는 술집이기 때문이다.

 

술 먹고 홧김에 죽은듯한 사람도 있었음 




십육세 여성자살
동아일보 1924.08.06 

경의선 선천역 부근에서는 이팔청춘의 희망이 가득한 어린녀성 한명이 무참히 텰도자살을 하엿다는데 원인은 어린몸이 백여원돈에 팔린몸이 되어 남의첩노릇을 하는 까닭에 본부인의 악착한 학대를 견대다못하여 그와가치 목숨을 끈어버린 것이라 한다. 

누구나 세상사람들은 다가치한번낫다 한번도라가는것은 면할수 업는 사실이지마는 죽엇다는데도 그것이 자연의 죽엄을 떠나 억지로의 죽엄을 일우엇다는거긔에 슬픔이 잇고 미움이 잇스며 가치죽엇다는데도 그것이 형편과 경우를 따라 더욱슬픔이만코 적은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와가치 십륙세의 어린녀성이 자긔의 멀고 먼압길을 단념하고 참절한 최후의 일우엇다는 것을 들을때에 엇더한 늣김을 가지게 되는가 더욱히나 한거름 더나가 그의 살수업는 불상한 정경을 들을때에는 얼마나한 비애와 불평을 가지게 되는가

아-- 이와가튼 비참한 사실이 엇지선천에 만한하랴 조섭십삼도 도처에 잇스며 넓은텬하 각국에다잇다 그러면 이것이 누구의 과실이며 죄악인가 아--우리는 죽은 그를 슬퍼함보다는 그를 죽게 만든 그의 경우를 미워한다 아니다 그의 경우를 만들어준 이 사회조직을 힘것 저주한다 열여섯살된 어린계집 그는 아모 죄악이 업다 과실이 업다 오직 순결한 녀성이다

(해석/요약)

생활고로 16살이 약 백원의 돈에 첩살이로 시집을 가게 되었으나, 본처의 악함으로 인해 견디다 못해 둘이 철도자살을 하였다. 이에 기자는 16세 처자의 잘못은 없고 오직 순결한 여성이며, 이와 같은 비참한 현실이 전국에 도처하고 각국에 다 있으니, 이 사회를 힘껏 저주한다고 말한다. 

* '일제강점기의 100원은 얼마일까?  1920년대의 100원은 당시 상당한 금액으로, 일반 노동자의 몇 개월치 월급에 해당' 즉, 현재 시점 근로자 평균 월임금을 3개월 정도로 계산해보면, 못해도 500만원이고 최대 1500만원 정도로 사료 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 부분은 따로 포스팅 해볼 예정. (젠스파크 통합 엔진 검색하였더니 최소 130만원에서 천만원 이상으로 계산해 주었음. 계산 과정을 전부 업데이트 해보려고함) 


순사를 힐난한 십칠세괴소년 (자살미수)

동아일보 1924. 08.05

취조하니 정신병자

주소와 성명을 알수업는 열칠팔세쯤 되여보히는 소년하나가 지난이일 오후 두시경 시내 남대문통 일뎡목 광충교엽길가에서 가는 사람을 붓잡고 힐난하기도하여 가는뎐차를 붓잡고 야단도함으로 순사가 달려와 만류하매 그순사에게 폭행을함으로 톄포코자하엿더니 이번에는 닷는뎐차압흐로 뛰여드러가 자살한다고 주저안짐으로 뎐차진행을 뎡지하는 등 한참소동을 하다가 겨우 종로 경찰서로 잡어다놋코 급기 취조하여본즉 정신병자인것을 판명하고 방금 보호중이라더라 

(해석/요약)
주소, 성명 미상의 17~18세 추정 소년이 남대문 길가에서 사람 붓잡고 힐난하다 만류하는 순경을 폭행하다, 체포 당할 위기에 처하자 전차 앞으로 뛰어 들어 자살한다고 하여 전차 진행을 방해하고 소동하였다. 이에 종로 경찰서로 연행하여 취조한바, 정신이상자로 판명 되어 보호중이다. 

 

시대가 사람을 안 미치게 할 수 없던 시절아닌가. 부러 통성명 안알려주고 그냥 죽어야지 했을 듯. 이 소년과 같은 10대 청소년(중학교 4학년) 성적이 떨어져 이에 비관 자살도 있었음

 


비관자살

조선일보 1925.05.31

불공평한 세상을 하로밧비 떠나고자

고양군 한지면 하왕십리 백사십칠번디 리경우의 집에 류하는 안천홍(43)은 삼십일 오전여덜시경에 하왕십리 뒤에잇는 무학봉에 올라가 나무에 목을 매고 무참히도 이괴로운 세상을 떠나버렷는데 안천홍은 얼마전부터 자연히 세상을 비관하야 이가튼 불공평한 세상은 하로라도 속히 떠나 *모든을이즘이 올타고 하면서 매일 술을 먹고 지나가다가 이가티 필경자살을 한것이라더라 (고양)

(해석)

고양군 한지면 하왕십리 백사십칠번지 이경우의 집에 체류하는 안천홍(43)은 30일 오전 8시경 하왕십리 뒤에 있는 무학봉에 올라 나무에 목을 매고 무참히도 이 괴로운 세상을 떠나버렸는데, 안천홍은 얼마전부터 자연히 세상을 비관하여, 이같은 불공평한 세상은 하루라도 속히 떠나 모더니즘이 옳다고 하면서 매일 술을 먹고 지내다 이같이 필경 자살을 한것이라더라. 

많이 배운 사람이였는지, 모더니즘을 외치며 자살한 사람의 기사를 읽고 놀라다. 일제 강점기에 살며 존재론적 불안, 외로움 등으로 위의 17세 소년과 같이 미치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싶고.. 


팔십노인이 자살 

동아일보 1923.07.03

병고를 못익이여 

팔십로인이 기침병을 괴롭게녁이여 세상을 비관하고 자살하얏다 지난 삼십일 오후 아홉시경에 고양군 한지면 상왕심리 칠십오번디 최광선이란 당년 칠십칠세의 로인은 그 부군 밧가운데서 목을 매여 자살하얏는대 원인은 십여년 동안 기침병으로 고생하다가 괴로움을 못익이여 그와가치 자살한듯하다더라

(해석/요약)

77세, 곧 팔순을 앞둔 노인이 기침병이 있었는데, 이 병환을 십여년간 고치지 못하여  이에 비관 자살을 하였다. 

현 시대 같으면 병원가서 검사 후 간단하게 수술 받고 100세까지 살 수 있었을텐데, 기침병이라하니 천식 등의 원인이였을까 단순 노환이였을까  


한강에 시체표류

조선일보 1923.05.10

주소와 성명은 미상

재작팔일 오후 한시 삼십분경에 한강 이촌동 상류에 엇더한 시톄가 떠나려온다는 소식을 듯고 룡산 경찰셔에서는 경찰의까지 출장하야 검사하얏다는데 죽은 사람의 나히는 이십오셰 가량이나 되야 보이나 주소와 성명을 알만한 증거도 업고 입은옷으로 보든지 사람의 모양이 무슨 까닭인지 자살한자인듯 하다더라

(해석/요약)

한강 이촌동 상류에서 시체가 떠내려 온다는 신고 받고 용산 경찰서에서 경찰의까지 출동하여 검사하였으며, 죽은자는 25세 가량 추정 주소와 성명 미상, 증거 부족, 입은 옷 등으로 보아 자살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 기사 외에도 한강철교가 생기고, 한강에 투신하는 자가 날이 갈수록 많아져서 걱정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이렇게 신원 집 주소가 다 까발려 지는 것이 조금 놀라웠고 젊은 여성에 대해 행하는게 달라진게 없는 바와 세상이 불공평하니 모더니즘이 옳다 외치며 죽은 40대 남성의 마음 구구절절 다 느껴져서 그냥 서글퍼졌음. 사람 사는 거 다 또옥 같다. 백년 전에도 자살하는 자가 늘어난다 안타깝다 외치는데, 역사는 반복되고 현재 자살율 높아지는거도 그렇고 세상이 정말, 불공평 하외다. 이상!

 

참고할 글

구글 제미나이 딥리서치 : 1980-1985년생 자살율 알아보기


 

 

옛날 뉴스 검색 참고용

https://www.nl.go.kr/newspaper/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미로그인 보기 가능, 뷰어다운로드 필요)
-> 1880년대부터 검색

https://newslibrary.naver.com/search/searchByDate.naver 네이버 옛날 신문보기 뉴스 라이브러리 (스크랩 시 로그인 필요)
-> 1920년대부터 검색

https://newslibrary.chosun.com/search/search.html 조선뉴스 라이브러리 100 (로그인 필요) 

https://www.donga.com/archive/newslibrary 동아일보 디지털 아카이브 (로그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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